우리들이야기

설해목(雪害木)

* 오성 * 2012. 12. 10. 10:49

설해목(雪害木)


    설해목(雪害木) 박일만 아버지는 벌목꾼이셨다 산판을 누비며 가파르게, 몸피 벗겨진 뼈마디로 저물도록 사셨다 끝내 나오지 못하시고 다시 산중으로 드신지 수십 해 바람 같이 사셨다 식솔들 모두 대처로 내보내고 홀로 저녁을 차려 드시고 무시로 가지를 흔드는 바람에도 말없이 먼 산만 바라보셨다 백 마디 말보다 깊어지셨다 문풍지에 칼을 들이대는 비바람 견뎌 온 비탈길에서 기울어진 그림자로 살아 온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마음 꺾인다지만 깃털같은 세월에도 산중을 고집하시며 실향의 옹골찬 아픔도 견디시며 황무지 일구어 살아오셨다 얼굴의 주름살도 계곡을 닮아가고 고집스런 손등에 핏기도 사라지고 툭,툭 어느덧 잔가지도 많이 꺾여나간 아버지는 여전히 겨울 머리 흰 고목으로나 서 계셨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