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야기

사랑비 통장

* 오성 * 2013. 2. 15. 17:17

아침편지/사랑비 통장


    사랑비 통장 저는 전라도의 실핏줄 같은 섬진강 작은 강변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가게 된 것은 어머니께서 뇌출혈로 돌아가신 뒤였습니다. 막내 아들의 학비를 벌어야 한다며 궂은 농사일에 누에치기까지 하셨던 어머니 좋아하셨던 약주 한잔을 드시고는 영영 일어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편안하게 잠드신 얼굴 어머니의 손목에는 경운기에 다친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선명하게 남아있었습니다. 그렇게 싸늘히 식어가는 어머니를 보며 울부짖었던 그때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합니다. 그 후, 아버지께서는 '이 곳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이다.' 말씀하셨던 정든 집을 팔고 큰형님 집으로 들어가셨고 저 역시 고향을 떠나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지만 아버지는 끝내 그리워하시던 어머니의 뒤를 따라 천국으로 가시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첫 봉급을 타던 날 부모님 속옷도 사고, 용돈도 드리고 싶었지만 두 분은 더 이상 곁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통장입니다. 일명, 부모님의 '사랑비 통장' 푼돈이 생길 때마다 꼬박꼬박 저축한 결과 잃어버렸던 고향집을 찾는데 보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봄에는 텃밭 가장자리에 두 분을 위한 조그마한 비도 하나 세워드렸습니다. 통장을 털어 만든 그 사랑의 비에는 '아버지, 어머니... 가난했지만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 김 도수님에 글에서 - 첨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