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마흔쯤 되어 보이는 대갓집 마나님이 몸종을 데리고 음풍천 냇가에 다다랐다. 억쇠가 냇가에 앉아 못 본 척 하늘의 뜬구름만 보고 있자니 마님이 “자네가 월천꾼인가?” 물어, 억쇠가 힐끔 쳐다보며 “그렇습니다만…”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 그런 거지, 끝에 ‘만’은 왜 붙이는가?”
“마님은 월천을 시킬 수 없습니다.”
능글맞은 억쇠 녀석의 목 멘 소리에 마님이 약간 노기 띤 소리로 물었다.
“어떤 연유로?”
“양반집 마님들은 가마라도 탄 듯이 소인의 두손을 아무 데도 잡지 못하게 합니다. 물살은 급하고 발아래는 이끼 낀 자갈인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게야.”
마님의 말에 억쇠 녀석이 떡판같은 등짝을 댔다.
“비단 치마는 걷어 올려 치마끈에 끼우십시오.
제 손이 미끄러지고 마님의 치마도 젖습니다.”
주저하던 마님이 치마를 올리자 새하얀 고쟁이 아래로 푸짐한 육덕이 그대로 드러났다. 억쇠가 마님을 업고 음풍천으로 들어갔다. 솥뚜껑 같은 억쇠의 두손이 마님의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하자 억쇠의 목을 감싼 마님의 손이 억쇠의 가슴팍을 때렸다.
억쇠의 어깨 너머 아래를 내려다보던 마님의 입에서 ‘어머머’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억쇠의 양물이 물에 젖은 바지를 뚫고 튀어나올 듯이
곧추선 것이다.
남편이란 게 제삿날에만 상판대기를 비추고 허구한 날 첩의 치마폭 속에 살아 남자 냄새 맡은 지가 까마득한 마님은 그만 화끈 달아올랐다.
엉큼한 억쇠 녀석은 일부러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마님의 엉덩짝이 살짝 물에 잠기도록 해 놓고 손가락으로 마님의 옥문까지 건드렸다.
마님의 숨소리가 넘어갈 듯 가빠졌다.

음풍천을 건너자 억쇠는 마님을 업은 채 숲 속으로 들어갔다.
폭풍이 지나가고 옷매무새를 고치며 마님이 조용히 말했다.
“나는 이 길로 고갯마루에서 기다릴 테니 행랑아범의 마누라인
나의 몸종에게도 자네의 양물 맛을 보이도록 하게.”
엽전을 듬뿍 받은 억쇠는 음풍천을 다시 건너 이번엔 몸종을 업었다.
내를 건너며 잔뜩 달궈 놓고 내를 건너 숲 속에 쓰러트리자
몸종은 “마님, 살려주세요” 소리쳤지만
억쇠는 “자네를 기쁘게 해 주라는 마님의 분부가 있었네”
하며 지그시 눌렀다.
몸종도 알아차렸다.
몸종의 입을 틀어막는 데는 이 방법이 제일이라는 것을.
또다시 운우가 지나가고 옷매무새를 고친 몸종은 고갯마루로 올라가
마님과 만났다.
마님이나 몸종이나 평생토록 음풍천 건너던 일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았다.
